ASIA/태국

[치앙마이 Vol.7] 2011.04.17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Joy_girl 2011. 4. 20. 21:41

Edit by Joy

오전 09:30

이 곳 젊은이들처럼 모터싸이클을 빌렸다.
24시간에 200 Babt. 우리돈으로 약 7800원.

헬멧을 착용하고 북서쪽 방향으로 달리고, 달리니
치앙마이 대학교에 도착했다.

뜨거운 태양에 숨이 턱턱막혀도
바람이 씻어주는 땀이 못내 싫지 않다.

 



오전 10:00

" Chiangmai Grace fellowship church "

우리가 이 곳에 들어서자마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젊은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한국분이세요?"
- 아, 네... ^^

아 .. 여기 한인교회인가보다.
그러나 예배가 시작되자, 모든 순서는 태국말로 진행되었고,
우리는 곧 선교사님과 사모님을 제외한 모두가 태국 현지인들임에 알게되었다.
아.
한국분이냐고 물었던 그 소녀조차 치앙마이 출생.



약 이십여명의 치앙마이 크리스찬 현지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곳.

90% 이상이 불교인 이 국가에서 한인교회가 아닌, 태국말로 진행되는 현지인 교회는 매우 이색적이었다.
쉽지 않을텐데..
그들은 뜨거웠고 예배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8년째 이 곳에 계신 선교사님과 사모님은 주중에는 치앙마이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님이셨다.
그곳에서 우리는 카렌족과 몽족 등 고산족인 젊은이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영어 태국어 한국어 그리고 종족어까지 구사하는 그들의 모습에 또한번 놀라게 되었다. 
예배가 끝나고 함께 점심을 먹는데, 더워하는 나를 보며 씽긋 웃으며 한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 We have three seasons. Do you know what it is ?" (우리에겐 세 계절이 있어요.뭔 줄 알아요?^^)

- oh, really ? I don't know. what's that? (정말요? 알려주세요)
 

"더워"
"너무더워"
"더워 죽겠어 ~"

정말 너무 리얼한 그녀의 한국말에 밥을 먹다가 확 웃었다. ^^
지금은 '너무더워' 시즌이랜다. 하지만 난.. 더워 죽겠는걸 ! ㅎㅎㅎ

 


 
이 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는 대학생들은 매년 바뀌고 있다.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보고,언어를 배우면서
또다른 세계를 만난 그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
일본으로 미국으로 한국으로 ..또다시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전진을 시작한다.

작은 교회지만 .. 반짝거렸다.
그들이 더욱 빛나고 멋져지길 기도하며 그곳을 떠나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오후 13:30

북서쪽으로 북서쪽으로 ...

치망마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도이수텝으로 올라간다.

바람이 시원하다.

산으로 산으로, S자로 끝없이 휘어올라가는 도로를 따라, 나무들이 양옆으로 지나가고, 물기 젖은 나무냄새가 코를 스치고.. 아, 기분 좋아. 근데 갑자기 Jay가 오토바이를 세운다.

그렇다. "팔 찌 발 견"



맞다. 우리남편은 팔찌 홀릭이다.
마누라는 뒤에서 오렌지주스를 흡입하고 있고, 남편은 직접 색깔을 조합해가며 최적의 팔찌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산족 아주머니가 직접 짠 리얼 핸드메이드 팔찌들. 그 아주머니와 흥정 중인 Jay.
팔근육만 없었으면 폼은 딱 동네아주머님 ... 흐흐
금액은 하나에 겨우 80원.

그런데, 아주머니의 치아가 온통 빨갛다
처음엔 이가 다 썪어서 없어졌구나 생각했는데..,
아니야. 빨간 고기를 뜯어드신 걸까 바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그것도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아서..
무언갈 바른거 같다는 생각이 미치자 고산족의 천연 치아보호제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나의 궁금증을 뒤로 하고 우린 다시 부릉부릉 출발한다.
고산족 아주머니와의 대화는 옹알이하는 아기와의 커뮤니케이션 이상으로 높은 레벨의 그것이었으므로... 


PM 15:00

300개의 계단을 올라 도이수텝에 올라서다.

도착하자마자 장대같은 비가 쏟아진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그랬는데, 우리가 계단만 올라가면 폭우가 쏟아진다.

언제까지 이렇게 어딘가 올라갔다하면 비가 쏟아질지 여행이 끝날때까지 시험해 볼 예정이다.

어쨋든, 내 남편과의 첫 동반 모토싸이클 시승식은 꽤 성공적이었다.

내 모습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날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밴다나를 헤어밴드로 쓰고,
눈에 들어오는 먼지때문에 썬글라스를 끼고,
햇볕 때문에 팔에 낀 토시.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 내 모습이 나도 어색해서 보고 또 보고 
그래도 썩 맘에 든다고 생각한다.

좋다 . 이런 느낌.
매일 매일 다른 나 -

남편이 오더니 얼굴을 보며 씽긋 웃고 슬그머니 무언가를 내민다.
응?
아.. 어딘가에서 꽃을 주워왔네..

 


아, 이 로맨틱하고 귀여운 남자를 어찌해야하나  ^^

내 사진 실력이 좋지 못하지만, 나도 줌인한번 바짝 땡겨본다.

비싼 백만송이의 장미가 아니더라도, 당신의 이런 마음만 있으면
내 마음은 그것과 똑같다.
여자에게는 모든 게 1점이다.
값비싼 가방도, 작은 써프라이즈들도, 당신의 사랑한다는 말도 모두다 똑같이 1점이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난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


PM 19:00

저녁엔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해서 송크란축제 때 만난 친구들과
'방콕에서도 사 간다는' 치앙마이 전통 음식점에 6명이 모여 맛있는 밤을 보냈다.



함부르크, 뉴욕, 카이로, 서울, 런던
다양한 도시에서 온 친구들이 모여 한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나누고 대화하고 웃고 떠들고..

비록 무슬림인 이집트 출신의 Y 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커리를 맛보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대로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물론, 전통 레스토랑집이 다 그러하듯, 
보다시피 양이 너무나 적어 우린 결국 야시장으로 가서 남은 배의 공간들을 채워야했다.... 

  



굿바이 치앙마이.

많이 그리울거야.



모토바이크, 너도 수고했어. ㅎㅎ

그리고 ... 다들 읽어주셔서, 관심갖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보고싶은 만큼 많이 배울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