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케냐

[케냐 마사이마라 ③] 야생의 세계에 던져지다

Joy_girl 2011. 12. 6. 22:20

2011.10.08

게임드라이브는 아침 7시반부터 시작됐다.
아마 이 날은 내 인생 사파리트립 중 가장 충격적인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처음 만난 맹수는 래퍼드 !
아프리카 사파리 빅 5 중에서도 가장 찾기 어렵다는 래퍼드, 우리말로는 표범.
우리의 사파리를 책임지고 있는 운전자 레오나르도 아저씨는 한 수풀 사이에 차를 세웠다.
나무위를 보라면서.

아. 나무 잎사귀와 줄기 사이에 가리워 처음엔 잘 안보였었는데,
래퍼드가 임팔라(사슴)을 끌고 올라가 허벅지를 뜯고 있다.
그 다음은 머리... 독일 아저씨의 고성능 망원경으로 보니 표범의 눈코입이 뚜렷히 보인다.

그 다음 30분 후 우리가 만난 동물은 암사자.

나무 밑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이 잡은 얼룩말과 나란히.


얼룩말의 얼굴은 붉게 파인 이빨 자국이 있고,
배 하단은 크고 둥글게 뚫려 내장을 들어냈다.
자신보다 큰 얼굴말을 이빨 단 한방에 잡고
전리품처럼 옆에 놓고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자.
역시 동물의 왕 맞나보다..

그 뒤 뛰어다니는 기린들과 코끼리 동물 가족


어미 치타와 옆에서 점프하듯 걸어가는 세 마리의 세끼 치타들, ...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내에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국경이 있다


난 탄자니아, 당신은 케냐
무비자로 왔다갔다하는 국경 ^^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이 곳, 마사이마라의 동물들은 겁많은 새들 조차,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편이 주는 빵조각 가루를 쪼르르 달려와 먹고 있는 새들


그리고 어느 덧, 점심 식사후 오후 세시 반.

내게 가장 충격을 줬던 장면을 만났다.


치타가 임팔라를 잡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 줄지어 서있는 볼쳐떼들.
아마 100마리는 되지 싶은 대머리독수리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서서히 다가온다.

치타가 음식을 남겨주기만을 기다리는 저 동물들의 서늘한 움직임.



이 너그러운 치타는 넓적다리와 히프쪽만 탐한 후, 고기를 그 곳에 남겨두고 발걸음을 한발짝 옮긴다.
그러자 다다닥 달려드는 볼쳐들. 치타가 휙 뒤돌아보자 화다닥 동시에 뒷걸음 친다.
치타는 그 모습을 쓱 돌아다보고 본인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약 1초를 넘기지 않고 수많은 독수리떼들이 달려들었다.

그 작은 임팔라에 달려든 백여마리의 세떼들....... 그리고 진동하는 시체냄새.

이미 초반에 살짝 나는 냄새를 맡고 냄새기관을 멈춘 나는 괜찮았지만,
뒤늦게 심한 냄새를 맡은 우리차 동행자들은 우웩~을 외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한 캘리포니아에서 온 미국여자는 우윽~ 하며 자리에 앉고 말았다.

얼마나 빨리 깨끗하게 먹고 떠나버리는지 보고싶었는데 우리의 차는 출발했다.


단단한 뿔이 너무나 멋진 버팔로

우리 때문에 낮잠을 깬 암사자 자매


초원을 어슬렁거리며 배회중인 숫사자


그리고 마사이마라의 해 지는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