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

베낭멘 남자 캐리어 끄는 여자 - 여행을 시작하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11. 17:29

세계일주라는 단어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서 하나의 꿈이 된 것은 2005년 무렵이었다.
그때 나는 제대 후 호주로 일년동안의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었고 어학연수가 아닌 돈을 번 뒤, 그 돈이 다 소진될때까지 일년동안 육로여행을 한번 해 볼 요량으로 편도 항공권만 끊은채 호주로 떠났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녹치 않았다. 안정된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현지에서의 생활비를 충당하고 나면 생각하던 만큼(약 3000만원)의 금액을 모으기란 불가능해 보였고, 곧 현실과 타협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직장때문에 서울생활을 하면서도 내 마음 한곳에서는 늘 '세계여행' 이라는 단어가 떠나질 않았고 3년만 경력을 쌓고 무작정 떠나려 하는 일명'무대뽀' 정신으로 무장한채 비장한 각오로 타지 생활을 이어 나갔다.

그러던 내가 좀 더 구체적으로 꿈을 이룰 수 있게 된 계기는 Joy 를 만나면서 부터였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우리는 첫만남부터 결혼까지 무려 8개월만에 해 내면서 주위 사람들로 부터 큰 의혹(임신? 혹은 여행을 위한 계약결혼?)을 받았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평생 꿈을 공유하자는 진심이 그 짧은 기간동안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고 이제 대망의 세계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우선 계획은 일년간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4대륙 - 약 40여개 국가를 돌아보는 것으로 정했다.
하지만, 그러나, 역시 ...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철저히 서로를 이해 할 수 없듯이 첫 준비부터 의견충돌이 생겼다. 1년간의 장기여행이라면 당연히 큰 배낭을 어깨에 메고 다녀야 한다는 Jay 와 그 무거운 짐으로 자신의 어깨를짖눌러 가면서 힘든 여행을 할 수 없으니 꼭 캐리어를 가져가야 겠다는 Joy. 1년 이었다. 단지 그 문제 하나만으로 여기저기 자문을 구하고 달래도 보고 회유정책도 써 봤지만 결론은 서로의 의견차이를 재차 확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결국 Joy 는 끌낭(20인치 - 칼팩제품)을 가져가되 정말 긴급상황이 아니면 절대 본인의 어깨를 혹사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마무리되었다.

상상이 되는가 ? 남자는 절대빈곤을 추구하는 맨땅헤딩 배낭여행족이고 여자는 우아한 원피스와 구두를 동반한 낭만 캐리어여행족인데, 그 두사람이 함께 여행을 하는것을 ?

지금부터 그 두사람이 함께 엮어나갈 울트라 캡쑝 리얼리티 남녀탐구생활 여행관찰 프로그램 -'배낭멘 남자 캐리어 끄는 여자' 편이 시작된다.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