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EAST/이스라엘

[이스라엘Vol.1] 천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이스라엘

Joy_girl 2012. 8. 27. 08:26

 

 

한 나라에 두 민족이 살다

 

 

 

 

우리의 처음 계획은

 " 이집트-> 요르단 -> 시리아 -> 터키 "

이 루트로 아랍국가를 탐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계는 넓고 

수많은 일들은 우리의 여행계획과 상관없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사상 유래없는 반정부 시위

 

매일 수백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시리아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었다

이집트에서 우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가까스로 연결되는 와이파이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이집트 방송으로

시리아 사태를 체크하였다

 

우리는 시리아에서 터키로 육로를 통해 이동해야했다

국.경.선.

지금껏 적잖은 국경을 두발로 건넜지만

아마도 그 국경선에는

여태 보지못한 수많은 난민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터였다

 

남편은 단호했다

혼자면 모를까 너와 같이 그 곳을 갈 수는 없다고 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물러서지 않는다

 

아.. 시리아를 못가게 되면 우리는 요르단도 포기해야했다

요르단과 터키 사이를 시리아가 막고 있고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는 것 또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들은 서로를 철저히 경계했다

 

그렇게 우린 이를 악물고 이스라엘을 선택했다

물가가 스위스만큼 높고

여행자들에게 가장 이미지가 안 좋은 유태인이라는 민족이 사는 곳

 

블루홀이 아름다웠던 이집트 다합에서

블랙홀처럼 알 수 없는 이스라엘로

출발

 

 

다합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타바국경에 도착

이 때 Jay가 충격적인 말을 한다

 

"악!!! 결혼반지!!!!"

"응?? 결혼반지? 놓고 왔어? 숙소에?????"

 "다이빙 한다고 빼놓고...."

 

워메....

국경에서 돌아갈 수도 없고

황망한 눈으로 이 남자를 바라보는 나

나보다 반지에 훨씬 집착하던 이 남자

이게 무슨 뒷통수 때리는 시츄에이션인가 !

 

여러번의 시도 끝에 숙소에 전화를 걸으니

 다행히 한국인 다이빙 여자강사분이 찾았다한다.

아..

일단은 찾았으니 안심이다

이제 다합에서 이스라엘 넘어오는 사람들만 수소문해 찾으면 된다

 

 

웰컴 투 이스라엘

이스라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버스 운영을 안 하는 고냐 !!!!

오늘은 토요일.

이스라엘은 샤밧이라고 하여 토요일은 버스가 모두 쉰다는 것.

가는 날이 장날이다

 

그래서 이집트에 비해 급격히 금액이 상승한 택시를 타고

우리는 이스라엘 쪽 국경으로 향한다

 

 

이런 소문이 있다

이스라엘은 국경선부터 "메간 폭스"가 서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진실이었다

8등신의 미녀 경찰이 도도하고 무표정하고 섹시하게 우리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표정없이

그저 사람들의 얼굴만 보고

여권에 딱지를 붙이고 있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그리고 우리 Jay에게.. 빨간 딱지가 붙여졌다

???

 

그리고 여권심사대에서

내가 남편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허니문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맞은편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란다

 

이스라엘 국경의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였다

얼마전, 한국인 남자 두분이 발가벗어진 채로 알몸수색을 당한 일도 있었다

 

아.. Jay 알몸수색 당하는 거야?..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아요~ 우리남편 옷 벗는 거 좋아해요~" 했더니

그전에 Jay의 몸을 본 몇몇 사람들은 그럴수도 있겠다며 좋아라 한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걱정이 한 가득..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Jay 가 나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표정으로 질문하는 내게

Jay 가 카메라 검사만 했어 ^^ 한다

"아쉽겠네, 우리남편? 옷벗는거 좋아하는데..? ㅋ" 하며 웃음으로 넘기지만

그렇게 또 한번의 안도의 한숨이 지나간다

 

무서운 메간폭스 그녀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수도,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그 때 당시 이스라엘에 아무런 정보도 없었던 우리는

이 난해한 풍경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리둥절했다

국경도시에서 봤던 숏팬츠의 노랑머리 여자들은 어디가고

여기는 온통 히잡과 가무잡잡한 사람들만 보일까

 

이 문으로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거지?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은 단 20분 거리

그랬다.

우리는 좀 더 저렴한 숙소를 찾아 어느덧 베들레헴을 찾아온 것이었다

70,000명의 아랍인들이 모여있는 아랍자치지구.

 

이 곳은 살아있는 땅이었다

유네스코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광지용으로 쓰이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숨쉬고 먹고 마시며 장사하는 ..

 길가의 돌맹이마저 살아있는 곳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이 돌바닥은

대리석도 아닌 아스팔트도 아닌

동유럽의 콜로니아 지역에서 보이는 울퉁불퉁한 돌길도 아닌

수많은 시간동안 갈고 닦여

조금만 한눈을 팔면 미끄러져버리는

정말 멋드러진 독특한 길이다

 

 

 

 

 

 

 

 

 

 

 

 

 

 

 

 

 

 

 

 

 

 

 

 

 

 

 

 

 

 

 

갓 구어진 싸고 맛있는 빵이 길을 메우고

얼굴에 복면을 쓴 마네킹

멋지게 쌓아올린 향신료

그리고 그 위의 베들레헴 교회 

 

 

완벽한 아랍이 이 문 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사진기 셔터소리에 매우 민감한 건

아랍인이나 유태인이나 마찬가지 였기에

우린 수많은 것을 기억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숙소를 찾아 우연히 들어간 어느 집에서

배고프겠다며 자신들이 먹으려 준비한 음식들을 권하고..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들...

 

그렇게 두어 군데 유명한 숙소를 찾았지만,

이미 어스름이 진 저녁시간이라 이미 모두 만실이었다

그러다 찾은 숙소가 "Hashimi" 였다.

 

도미토리 한명당 28$

이집트 다합에서 더블룸을 한명당 5$에 잤으니

자그만치 거의 6배가 오른 셈이었지만

이나마도 아랍구역에 있어 싼 편이라 우린

몸을 뉘일 곳이 있음에 감사하며 부랴부랴 짐을 풀었다

 

 

과연, 옥상뷰 자랑할 만 했구나

내가 선택하는 숙소의 요건은

첫째, 청결 (특히 침대와 화장실)

둘째, 옥상뷰 (난 유독 숙소의 뷰에 집착한다)

셋째, 교통이다 (1번과 2번이 커버되면 난 3번은 어느정도 양보한다.

관광지에서 좀 멀면 어떤가. 이미 내가 자고 있는 이 곳이 또다른 세계인 걸)

 

그런면에서 보면 하시미 숙소는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교통까지 아랍지구 거리안에 있었으니.

첫날밤을 이 곳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일몰이 지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았다.

그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오래된 풍경

 

내일은 아침 일찍,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오르셨다는 "Via Dolorosa"를 둘러보기로 하며

바쁘게 지나간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 내가 따뜻한 샤워를 하고,

편히 머리 뉘일 곳이 있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