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탄자니아

[탄자니아 모시 ②] 회복의 나날들 ...

Joy_girl 2011. 12. 13. 13:25



잡채, 불고기, 갈비, 김치, 칼국수, 파프리카소박이,..

선교사님 댁에서 먹은 전라도식 맛깔나는 음식들.
아프리카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을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

다른 지역에 계신 의사선생님께 데려다주신 것만도 고마운데, 
호스텔에 머물고 있는 우리 보고 짐을 싸라 하신다.
우리집으로 가자고

서슴치않고 그렇게 방을 내어 주셨다.

내 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걸 아시면서도,
매 끼니 같이 식사하고
장을 보러 가고
탄자니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순대맛의 염소고기도 사주신다
엄마 같고, 아빠 같아서,. 몇 번이나 마음이 찡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4~5일

선교사님들의 애정어린 보살핌속에
남편의 살뜰한 배려 속에
나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갔다

모시에서의 따뜻했던 나날들 ...



어느나라나, 재래시장은 정말 재미진다
활기차고 호객꾼도 없는, 양반 스타일의 모시 곡물시장
벌써 저 뒷쪽 내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

 

 양파를 담아주고 있는 아저씨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활짝 웃는 얼굴에 나도 같이 웃고
덤까지 담아주는 맘좋은 아저씨

 

모시는 토요일이 되면,
각국에서 들어온 기부품들로 (유네스코)
탄자니아에서 제일 큰 장이 선다
(아파서 상태 안좋은 내얼굴 :)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
금액이 "크기별로" 매겨진다는 사실

제 암만 '프라다' 핸드백이라도 이 곳에 오면
천원을 넘을랑말랑한다. 작으니까

반면에 저 무식하게 크고 디자인과는 거리가 전혀 먼
'현대해운' 이민가방은 프라다 열배 가격 ! 


 

 보고 걷고 구경하다
어느덧 다리가 지칠라치면,
맘씨 좋은 아줌마앞에 달려가 앉아
고소한 짜파티에 달콤한 짜이를 마신다

짜이는 농도 또한 짙어서 맛도 깊고, 금액은 기억도 안날만큼 저렴하다

 

남편이 사진기를 들이대자,
아가는 깜짝놀라 울듯한 토끼눈으로 우릴 보고
엄마는 깔깔 웃고 
 

 

장에서 돌아와 방에서 잠시 쉬는 사이
선교사님과 Jay는 모종심기에 나섰다


 

주말에는 한글학교에 나가 일일교사 선생님도 되어보고 ...
그곳에서 태어난 선교사님 자녀들은
영어와 스와힐리어에는 능통하지만
한글 받아쓰기는 영 어려운가보다


 

때마침 이날은,
탄자니아식 결혼식도 열렸다 !
북치고 나팔불고 얼씨구나



잘생긴, 신수 훤한 신랑님 !

 

 

 

그리고 아름다운 레이스 베일 속 신부 !

퀴즈 : 탄자니아에서의 허니문이란 ?
정답 : 둘이 방에서 일주일간 못 나오기

목욕도 방에서, 밥도 방에서 먹어야한댄다
단 둘이, 일주일간 방콕하는 것
그게 아프리카식 허니문이라고.

"으아, 일주일동안 방에 박혀있어야한대 ! " 했더니, 
Jay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좋겠구만~! " 한다
그 말에 여자선교사님들 까르르 웃고
 
아름다운 결혼생활 하셔요 !


 

우리도 지금 아름다운 신혼여행중인거지?

 


모시 ㅡ

우린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일찍 찾아온 우기로 Jay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을 할 수 없었지만,
아픈 나를 보며 그토록 꿈꿔었던 그 산을 
가지말아야겠다고 고민하는 당신을 보며,
난 괜찮다고 당신을 떠미는 내 모습을 보며,

우리 여행의 목적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여행일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여행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린 어쩌면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