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RICA/탄자니아

[탄자니아 모시] 바이러스가 내 몸을 습격하다

Joy_girl 2011. 12. 9. 20:18


모시를 온 목적은 원래 한가지였다.
킬리만자로 트레킹

하지만 내 몸은 점점 더 아파오고 있었다.
케냐 도착한 첫날 밤, 가슴이 답답해서 난 몇번을 잠에서 깨었다.
그렇게 마사이마라와 나쿠루투어를 마칠 때까지 난 여러번 답답하였다
그렇게 투어의 마지막 날, 가슴주변에서 수포들이 발견되었다

알레르기일까 진드기에라도 물린걸까
Jay가 예전에 인도에서 진드기에게 물렸던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가는 이제는 ...
수십개로 퍼진 가슴 주변의 수포와 주변 돌기들이
나무껍질처럼 딱딱하게 붙어앉기 시작했다

내 몸에 곰팡이처럼 피어있는 아이들
얼굴에 소름끼치도록 징그러웠다
하지만 더 참을 수 없는건 바늘쌈지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었다.
결국 난 외출도 포기했다.

알레르기일꺼라 생각하고 약을 먹고 연고를 발라도, 차도는 없었다.
벌써 일주일 째 -
돌기들은 점점 더 퍼져갈뿐... 통증은 날이 갈수록 날 더 힘들게 했다
Jay도 점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저 진드기에게 물린 것 쯤으로 생각했는데..
내가 점점 아파하는게 얼마나 불안했을까
결국 모시에서 선교사님 부부를 만나자마자 난 고통을 호소했다.
"많이 아파요?" "네 ㅠㅠ! 너무 많이 아파요 "

그 길로 한 시간 반을 내리 달렸다.
그 분들은 서슴치않고 우리를 아루샤에 있는 한국 의사선생님께 바래다주었다.
버스를 타고 가려면 몇 시간이 더 지체될지,혹은 내일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
너무 감사하다
이제 처음 얼굴을 뵈었을 뿐인데,.

의사선생님은 내 통증부위를 보자마자
내게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아 그랬구나 ...
옆에서 도와주시는 의사선생님 부인이 나를 안쓰럽게 보며
이걸 어떻게 여태 참고 있었냐고
딱해라.. 라고 말한다
얘 이래도 웃는것 좀 봐 .. 많이 아팠죠. 하신다

괜찮아요 이젠 
무슨 병인지 알았으니까 ..

무슨 병인지 몰라 더 불안했던 내 병
내 몸이 스스로 만든 바이러스
영양부족 과로 피곤 스트레스.. 과연 어떤 것이 내 몸을 스스로 화나게 만들었을까

가슴부터 시작해서 가슴뼈를 타고 등까지 신경선을 타고 퍼져가는 아이
가장 통증이 심한 3대 병중에 요로결석, 대상포진이 있다는데
난 벌써 2개를 치뤘다 

의사선생님은 가지고 있는 약을 탈탈 털어 모두 내게 주었다.
다행이도 5일치의 약이 있었다.
대상포진은 자연치유가 없다. 이 약이 없었다면 난 한국으로 돌아가야했다.

Jay가 내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인다
당신 잘못이 아닌데...
그래도 당신이 있어 내가 통증을 이제까지 버틴건데..

그렇게 모시에서의 치유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모시에서 우리를 도와주셨던 고마운 선교사님들과 함께 ...
수일동안
우리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치료해주고,
따뜻하게 돌봐주셨던 분들
 
다시 사진으로 뵈니, 괜히 눈물이 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