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EAST/이집트

[이집트 Vol.1] 2011.07.01 생살을 꼬매다

Joy_girl 2011. 7. 2. 19:19

이집트 홍해에서 스킨스쿠버 자격증 취득중에 있는 저희 부부.

유일하게 돌고래들이 출몰하는 지역. 후루가다. 이곳에서 저희는 보트다이빙을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오픈워터 + 어드밴스까지 두 자격증을 취득할 예정이고요.

저는 오픈워터 자격증까지만 취득할 예정입니다.

일단 스킨스쿠버 오픈워터 자격증이 있으면 세계 어느 다이빙 지역에서도 수심 18미터까지는

잠수가 가능해지게 됩니다. 남편덕에 제가 이제는 '육해공'으로 놀게되네요. ^^

원래는 "DSD 일일 체험다이빙"만 할까 생각했었는데 기왕 하는거 자격증취득도 하자!! 해서 시작했습니다.

그 푸른 바닷속에서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내게 다가오는 모습이란 ! 

20 KG 이 넘는 기구를 짊어지고 , 장비 해체 및 조립부터 비상 호흡상승과 압력평형 맞추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힘든만큼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었죠 !

그런데 문제는 어제, 발생했습니다.


마지막 다이빙을 남겨놓고,..

롱슈트를 입었어야 했는데, 롱 XS 을 받았는데 기장이 짧아서 그냥 XS 숏슈트 (반팔+반바지)를 입고 다이빙을 했는데요.

마스크 물빼기 교육을 위해 모래 위에 앉았는데, 그 안에 깨진 유리병이 들어있었더라고요.

남편 옆자리..


예상대로 깨진 유리병에 제 살점이 좀 떨어져 나갔습니다.

물 속에서 흐르는 피는 빨갛지가 않고 검은색이 바닷속으로 유유히 흘러들어가더라고요.

제가 직접 유리병 찾아서 보여주니 남편이나 쌤들이나 다들 더 당황을 하셔서 ....

다행히 저희 담당 강사썜이 한국에서 10년동안 의사생활하시고 휴식차 후루가다 오신 분이어서 (다이빙경험 500회 이상)

물밖으로 나가 바로 소독을 하였는데 일단 마지막 다이빙은 내일모레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남편만 나갔고요.


살점이 좀 많이 파여서 의사쌤이 재료를 사오셔서 직접 꼬매주셨는데,

마취없이 진행하다보니. 아.. 이런 경험..




소독 시작할때 갑자기 지독한 아픔에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몸이 저절로 뒤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리고..

뭔가가 머릿속으로 막 지나가다가 정신을 차리니

꼬매기 시작하셨어요. 제가 평소에 빈혈이 좀 있었는데 피를 많이 흘려서 혼미해진 걸 수도 있어요.

남편은 덕분에 의사쌤 옆에서 '1일 간호사체험'을 했네요.

그리고 이어서 갑자기 살을 쥐어짜는 고통이 시작되고 그 뒤를 이은 찌르는 듯한 고통.

후에 울 일일 간호사님 말에 의하면 ,첫번째 건 바늘을 집어넣는 거였고 두번째꺼는 묶는 작업이었데요.

생각에는 살과 살에 바늘을 집어넣는게 훨씬더 아플 것 같은데, 실제로는 묶는게 훨씬 아프더라고요.

아마 묶는 도구가 없어서 핀셋으로 묶어주셔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니 또 가슴이 철렁 - 아 정말 요로결석만큼 아팠어요..



그래도 저 땜에 고생하시는 울 강사님이나,
 
제 손을 꽉잡고 '쫌만 참어 쫌만. 다했어 다했어 ' 하며 이물고 있는 남편보면서,

제가 아픈만큼 소리지르면 다들 더 마음 급해질까봐 ,소리 안낼려고 참고 참았는데

선생님이 마지막에 '빨리 아물게 한바늘만 더 꾀메지요 ' 할때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애요.


태어나서 처음해본 생살꼬매기.

다 꼬맨 후, 제 요청으로 사진도 찍었는데 남편이 ' 어머님보시면 당장 들어오라고 하시겠다...' 해서

보시는 분들 충격 완화를 위해 사진은 한템포 쉬겠습니다.


지금 저는 다행히 에어콘 나오고 수영장도 있는 '우리집' 숙소에서 쉬고있고요.

남편은 어드밴스 자격증 마저 취득하기 위해 바다로 나갔습니다.

저도 내일 힘내서 마지막 다이빙 하고 오픈워터 취득할 거에요.


이상 육해공으로 강해지고 있는 정은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