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EAST/두바이

[두바이 Vol.1] Let me fly, Dubai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23. 23:04



Edited By Jay

여기는 두바이국제공항 제2터미널.

우리는 벌써 이집트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쉬고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 두바이는 우리가 떠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 도착할 때 부터 많은 문제들로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것 처럼.

두바이에 도착하기 하루전날. 원래 숙소를 제공해 주기로 했던 두바이 현지인 친구가 갑자기 출장을 가게되서 우리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줄 수 가 없다고 연락이 왔다. 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 봤지만 결국은 모두들 우리를 쉽게 받아주지 않았다. 밤 11시. 예약해 둔 숙소도 없고 갈 곳도 없으니, 우리는 그나마 깨끗하고 시원한 두바이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말이 노숙이지 그냥 카페에서 커피한잔 시켜놓고 대충 시간때우고 좀 졸다보면 아침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ㅡ.,ㅡ 그 7시간은 마치 70시간 처럼 길게만 느껴졌고 가방이 신경쓰여 나는 한숨도 잠을 잘 수 없었다.
Joy 는 무슬림 기도실에 가서 잠깐 자다가 그나마 추위에 깨서 나왔다고 한다. ㅋㅋㅋ


부랴부랴 새벽에 저렴한 숙소를 찾아봤지만, 인도에서 6~7불짜리 게스트하우스에서 생활하던 우리에게 두바이 현지 물가는 충격과 경악 그 자체였다. 맘 같아서는 유명한 버즈 알 아랍까지 헬기를 타고 가서 300만원짜리 스위트룸에 하루 지내고 싶지만 ... 그것은 'My wish' 일뿐 ㅋㅋㅋ 참고로 버즈 알 아랍에는 전 객실이 스위트 룸이고 가격은 최소 300만원부터 시작된다.

웹서핑의 달인 Joy님께서 이리저리 알아 본 결과, GOLDEN SANDS 라는 아파트형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메트로를 탔다.
숙소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취사도 가능하고. 하긴 50불짜리 숙소이니 그 정도는 해 줘야지 ㅎ

둘 다 밤새 잠도 못잔데다 Joy 는 설사병까지 겹쳐서 그날 하루종일 우리는 방에서 잠만 잘 수 밖에 없었다.

두바이에서 단 이틀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겨우 추스리고 오후에 나오려고 하는데 Joy 가 감기기운까지 보인다.
그러게 노숙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보다.

아픈몸을 이끌고 우리는 버즈 알 아랍으로 ... 아니 그 옆에 위치한 무료 오픈비치로 갔다. ㅋㅋ 버즈 알 아랍은 숙박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고객을 제외하고는 출입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럽고 치사해서 안간다 ...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금전적인 압박이다. ㅡㅡ;;;;

오픈비치의 습도는 당신의 상상을 무참히 깨트리고도 남을만한 정도. 한 여름에 청바지와 땀복을 입고 습식사우나 속으로 들어가 본다고 상상해 보면 될 듯 하다. 나의 카메라는 그 습기를 견디지 못하고 뿌연 안개속에 갇힌 듯 한 사진만 찍어내고 말았다.


그럼 인간이 만들어 낸 건축물 중 가장 높다는 버즈 칼리파로 가 보자.
이것도 가는길이 만만치 않다. 택시타고 다시 메트로를 탄 뒤, 한번 더 버스를 타야 두바이몰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이곳의 습기는 오픈비치의 80% 정도. 아까 그 사우나 속으로 찬물 한 바가지 가지고 들어왔다고 치자.

지금까지 콸라룸푸르의 트윈타워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지만, 버즈 칼리파의 모습은 그 이상이었다. 게다가 두바이몰의 규모는 상상이상 이다. 매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분수쇼가 펼쳐지는데 한번에 4~5분 정도이다. 하지만 그 모습은 정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Joy 가 지금까지 봤던 가장 아름다운 분수쇼가 바르셀로나 분수였다고 하는데 두바이몰의 규모는 그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게도 힘들었던 두바이의 일정은 마지막까지 꼬였다. 오늘 아침 여유있게 출발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오전 8시에
이미 비행기가 떠나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Why ? How come ?
FLY DUBAI 담당자 얘기로는 웹으로 확인 결과 6월초에 우리에게 미리 연락을 했기 때문에 자기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4월부터 여행을 하지 않았던가 ? 하물며 내 휴대폰은 OFF 된 채로 처가집 어딘가에서 조용히 잠자고 있을터인데 누가 어떻게 연락을 취했단 말인가 ? 급 흥분하여 강력하게 항의한 결과 FLY DUBAI 는 오늘 밤 8시40분에 ALEANDRIA 공항으로 가는 티켓을 두장 내어 주었고 우리는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오늘 또 ALEANDRIA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우선 DUBAI 를 떠날 수 있을 것인지 조차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FLY DUBAI, 두바이여 제발 우리가 이곳을 떠날 수 있게 해 다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