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

베트남의 숨은 진주 '나짱'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6. 15:59

베트남 여행하면 가장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룽베이'를 떠올리고, 수도 하노이나 남부 호치민 등 대도시 관광여행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남부지역의 해양휴양도시 '나짱(Nha Trang)'은 해외여행 마니아들에게는 숨어있는 '동양의 나폴리'로 통한다. 특히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휴가는 물론, 주말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인기 있는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나짱은 어떤 곳?=나짱은 8세기쯤부터 아시아의 해상교역의 요충지 역할을 하다 프랑스 식민지 때 휴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월남전 당시 우리 국군 백마사단 28,29연대가 이곳을 통해 상륙했다. 또 한국군 야전 사령부가 이곳에서 월남참전 한국군의 전투병력을 총지위하기도 해 나짱은 한국과의 인연이 매우 깊다.

지중해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푸른 바다와 끝이 안보일 정도로 펼쳐져 있는 천연 백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灣)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아름답다.

나짱의 한가로운 해변가. 10Km가 넘는 천연모래사장이 펼처져 있다.


특히 해외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나짱은 베트남 대도시의 오토바이 소음과 매연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안식처인 동시에 저렴한 값에 스쿠버다이빙 등 전문적인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곳으로 소문나 있다.

카이강 이웃 등지에는 어촌이 많아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작은 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지금은 해·공군기지가 있는 중요 군사도시이기도 하다.

호치민에서 나짱까지 비행기로는 약 50분 정도, 승용차로는 9~10시간 정도 걸린다. 배낭 여행족들은 대부분 밤 시간 침대버스를 이용한다. 값은 왕복 6달러 선으로 버스안에 화장실과 에어컨이 마련돼 있어 자면서 비교적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침대버스 내부 모습


기차로는 호치민→나짱이 9시간, 후에→나짱 14시간, 다낭→나짱 11시간, 하노이→나짱 30시간 등이 소요된다.

2박3일 나짱 여행을 위해 하루코스의 보트 투어와 숙박, 침대버스를 이용한 교통요금 등을 포함해 여행사에 지불한 돈은 80만동(한화 약 5만원). 시원한 야자수 그늘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해변 뿐 아니라 호치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보다 저렴한 물가도 베트남 여행객들이 지나칠 수 없는 나짱의 매력이다.

◆나짱식 '보트투어'는 필수=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배를 타고 섬 3곳을 돌면서 스노클링, 제트스키 등 각종 해양스포츠와 아쿠아리움 관람, 점심, 댄스·와인파티를 즐기는 '보트투어'는 나짱의 대표이자 필수 관광코스다.

나짱 보트투어에서 가장 인기있는 플로팅 바(Floating Bar). 바다 한가운데 튜브를 띄워놓고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모두 바다로 뛰어들어 물 위에 둥둥 떠서 와인이나 맥주 등을 즐긴다.


30여분 보트를 타고 이동해 도착하는 첫 번째 섬인 '문(MUN) 아일랜드'에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인공의 냄새가 전혀 없는 듯한 테마파크가 있다. 야자수와 방갈로 등 열대지역의 특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인기 있다.

두 번째 섬으로 이동하면 점심시간이 가까워진다. 배 안에는 베트남 전통음식들이 푸짐하게 준비된다. 투어에 온 베트남인들은 마치 소풍 온 듯 개인 음식을 싸오기도 한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F4보이밴드'라는 관광가이드들이 전통악기로 흥을 돋우고, 모두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이른다.

6달러짜리 '보트투어'에 포함된 점심식사. 각종 해산물과 베트남 전통음식은 물론, 외국인들을 위한 메뉴까지 한상 가득 차려진 진수성찬이지만 순식간에 사라지니 서둘러 먹어야 한다.


오후시간은 개인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형 섬으로 이동, 방갈로에서 책을 읽거나 낮잠을 청하는 등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투어가 끝나갈 즈음에는 각종 열대과일도 맛볼 수 있다.

나짱 '보트투어'의 마지막 방문지인 '땀(Tam)섬'. 투어참가자들은 이곳에 약 2시간 가량 머물며 자유시간을 갖는다. 방갈로형 리조트가 야자수와 어우러져 오토바이 소음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대게 20~40명의 외국인이 어우러져 함께 투어를 즐기는데 언어도 문화도 다른 이들은 어느새 하나가 된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한 하루 투어 요금은 6~7달러. 투어를 경험한 사람들은 "세계 그 어디를 가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멋진 추억들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밖에도 나짱 교외 밖에는 멋진 해변과 함께 자연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나짱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에우 섬에는 사슴·타조 등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몽키 아일랜드'라는 섬이 있는 데 이름 그대로 1000여 마리의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다. 이 곳 역시 반나절 코스로 투어를 즐길 수 있는데 가격은 5달러 안팎이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배 위에서 하루동안 함께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모두 친구가 된다.


◆나짱의 볼만한 곳은 어디?= 나짱 시내에는 구석구석 볼 만한 곳들이 많이 숨어있다.

냐짱 중심지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냐짱강 북쪽 화강암 언덕 위에 9세기 참파왕국이 세운 사원으로 '포나가르탑(Thap Po nagar)'이 있다.

포나가르란 '10개의 팔을 가진 여신'을 뜻하는 말로 2세기 무렵 베트남에 상륙해 무려 1300년 동안 중남부 지방을 지배해온 참(CHAM) 족의 참탑 유적으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참파 유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다.

포나가르 사원


현재 흙벽돌을 이어 붙여 세운 탑 3개가 우뚝 솟아 있다. 가운데 있는 탑 내부와 지붕에는 남성의 성기 모양을 한 인도 시바신의 상징물 '링가'가 설치돼 있는데 아들을 점지해주는 효험이 있다고 해 참배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 말미 고위층 인사들이 사용하던 빌라인 바오다이 별장은 시내 인근 나짱 해변 남쪽 끝의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1920년대 이 곳에는 7채의 빌라가 들어섰는데 야자수와 어우려져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찾는다는 옛 한국군 야전사령부도 시내에 있다. 현재는 나짱 사범대생들의 기숙사로 쓰고 있다고 한다. 태극기, 베트남기, 미국기가 걸려있던 국기봉은 아직도 남아있다.

나짱에서 가장 큰 담(Dam) 시장.


'그 지역을 바로 알려면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알뜰 관광객이라면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는 경우가 많은 호치민이나 하노이보다 이 곳에서 쇼핑한다. 같은 물건이라도 별다른 흥정없이 절반 값에 살 수 있다.

각종 악세서리와 기념품, 커피, 의류, 신발, 과일 등 '없는 게 없는' 나짱에서는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최고의 여행선물이라는 한치·오징어등 건어물도 훨씬 저렴하고 싱싱하다. 저녁에는 바다에서 직접 잡아 올린 게, 새우, 바다가재 등을 아주 싼 값에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