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독일

[베를린 Vol.1] 빛의속도로 베를린을 달리다 - 38회 베를린마라톤 참가후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30. 19:29

 

 

 전 세계에 5대 메이져 마라톤 대회가 있습니다.
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뉴욕. 이 다섯군데 도시에서 매해 펼쳐지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죠. 특히 베를린마라톤 코스는 평탄하고 날씨도 매년 좋아 좋은 기록들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답니다. 이 꿈과 같은 대회에 Jay 가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Joy 가 올해 1월 절 위해 부랴부랴 신청을 해 줬지만 4만명의 신청자는 거의 마감임박. 대회가 8개월 이상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입니다. 대회참가비도 만만치 않아요. 국내 메이져 대회가 4만원 정도에 기념품과 메달까지 주는 것을 생각하면 베를린마라톤 참가비인 100유로(약 16만원). 그것도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순수 참가비인 점을 생각하면 아주 비싸다고 느끼게 되죠. 그렇지만 마라토너들이 꼭 한번은 참가해 보기 원하는 이곳의 인기는 매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져만 갑니다.

여행춘추를 통해서 오신 한국분들. 다들 잘 뛰셨죠? ㅎㅎ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여행춘추 정동진과장님께 런닝화를 한국에서 가져다 주십사 부탁을 드렸어요. 역시 한국인의 정으로 마다하지 않으시고 흔쾌히 가져다 주시더군요. 감사합니다 정과장님 :-) 덕분에 무사완주 했습니다. ㅋㅋㅋ


베를린마라톤은 하나의 큰 Festival 이었어요.
3일 전부터 공식전시장이 설치되구요, 그곳에서는 마라톤 및 인라인스케이트와 관련된 전시, 판매가 이루어 집니다.
우리도 대회 배번을 받기위해 전시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어요. 어마어마한 규모는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 대회 시작전부터 베를린마라톤의 명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콜롬비아 참가자들. 멀리서도 오셨죠?


대회전일. 브렉퍼스트런이 있는 날.
사실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던 저는 정과장님께 신발을 전해받기위해 연락을 드렸다가 그것을 알고 장비를 챙겨 나갔어요. 약 6km 정도를 뛰는 행사인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오픈 마라톤 대회였습니다. 참가자들의 가족들 친구들, 응원하러 온 많은 사람들이 함께 뛰며 잠시나마 베를린마라톤의 분위기를 함께 느껴봤어요.
골인지점은 올림픽 스타디움. 아마도 1936년 손기정옹께서 가슴아픈 금메달을 이곳에서 목에 걸었었겠죠 ?
예전 살던 서울역집 근처에 손기정체육공원이 있었는데 그곳에 세워진 동상의 정기를 받고 지난해에 중앙마라톤에서 써브쓰리(Sub-3) 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이제 대회 당일. 정말 어마어마한 인원이 베를린 시내를 뛰기위해 모여있습니다.
대회 참가자만 4만명이니 자원봉사자와 행사진행요원들까지 합하면 6만명 이상은 될 듯 하네요.
그간 연습을 하지 못해 즐겁게 완주만 하자고 다짐을 하지만 ... 사실 욕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4시간 이내에는 완주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1km - 5분30초로 꾸준히 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어요. 보통 마라톤의벽이라고 하는 힘든 구간이 25km / 35km 지점에서 두번정도 오니까 그것만 잘 극복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ㅋㅋ
연습량이 부족하니 몸으로 안되면 다른걸로 때우잔 생각에 파워젤도 한 4개정도 든든하게 챙겨둡니다.


대회를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엘리트그룹이 출발함과 동시에 A그룹부터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목표시간을 4시간으로 잡았더니 배번을 G그룹으로 주는 군요. ㅡㅡ;; 사람들 엄청 모여있어서 밀려밀려 출발하게 됩니다 ㅋ
앞서도 언급했지만 베를린마라톤 코스는 고저가 없는 평탄한 코스입니다. 베를린 시내를 통과하며 곳곳에 있는 성당들 유적지들, 건물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동아마라톤이나 중앙마라톤도 베를린과 비교했을 때 전혀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대회가 하루빨리 세계인들이 뛰고싶어하는 대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ㅎㅎ


특이한점은 그들의 응원하는 모습. 모습도 함성도 가지각색입니다. 심지어 테이블을 들고나와서 아침을 먹으며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ㅋㅋ 아시아, 미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 세계곳곳에서 온 참가자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인파들로 베를린시내는 들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대회 1위는 케냐의 키갈리. 공식기록은 2시간3분38초. 세계신기록이 나왔네요. 와우~ 축하축하. 내가 연습만 좀 더 했으면 같이 뛰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ㅋㅋㅋ
저도 Joy 가 중간중간에서 응원해 준 덕분에 힘내서 무사완주 할 수 있었습니다. "I Love You" 를 크게 외쳐줬더니 주변사람들이 더 좋아하더군요 ㅋㅋ 뭐 신혼여행이니까~ 이 정도 쯤이야 ㅋㅋㅋ

Just Married ??? 근데 연세가? ㅋㅋㅋ


40km 지점을 지나고 곧 눈앞에 마지막 관문인 브란덴부르그 게이트가 보입니다. 천천히 뛰며 응원해주는 사람들 한명한명의 얼굴을 보여 절대 이곳 이시간을 잊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하며 골인지점으로 들어갑니다.
결과는 3시간56분18초. 목표로 했던 4시간을 달성함과 동시에 소중한 교훈을 하나 얻었어요.

저분들은 우리나라에도 초청했으면 ㅋ


'그래,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목표나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을 수 있으니까.' 우리의 여행도 이제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뭔가를 얻으려고 애쓰기 보단 지금 이순간을 즐기는 것에 더 치중하자 -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ㅎ


여보~ 나 베를린 잘 뛰었으니까 이제 보스톤, 시카고, 뉴욕, 런던 마라톤만 뛰면 되네. ㅋㅋㅋ
앞으로도 서포트 해 줄꺼지 ? :-)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

 




역시 일본인들의 코스프레를 따라 갈 수는 없군요 ㅡㅡ;;; 최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