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기운이 빠져버린 당신의 모습은 꼭 껍질이 벗겨진 나무처럼 보여 마음 아팠다. 하지만 저녁에 만나기로 한 숙소매니저는 온 캠핑장을 뒤져도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난 그냥 방으로 들어가자 했지만, 당신은 만나기로 했다면서 그 자리에 앉아 꼬박 세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당신이 앉았던 바로 그 옆자리에서 그 나쁜 매니저는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밥을 처묵처묵하고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기만. 난 이날, 기만의 뜻을 몸으로 알았다. 나에게 매니저가 누구인지 알려준 주방할아버지가 곤란하지 않게, 그 매니저에게 너 이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은 매니저에게 편지를 남기고 있었다. 기다리다 간다고 ... 그 모습을 보니 너무속상하고 ..